임신 6개월, 이혼 생각중인데. 이혼이 답일까요, 조언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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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6개월, 이혼 생각중인데. 이혼이 답일까요, 조언좀해 주세요,

‥ 이혼사례

by 토파니 2021. 2. 8.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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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38, 신랑 41.
혼전임신입니다. 사귄지 얼마 안돼 관계를 가졌는데 그 딱한번의 관계로 덜컥 임신을 했어요.
둘 다 나이가 있었고 결혼을 하기로 했어요.


그 전에 임신하고 제가 혼자 있으면 안된다고 살림을 합쳤고요.
제가 서울에서 혼자 자취중이었어요.
남편은 친구랑 살고 있었고요.

그런데.. 살림을 합치고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어요.
이사람은 경북 사람인데 너무 가부장적인 사람이에요.
저는 혼자 자취한지 거의 20년째.. 자유롭게 독립적으로 살던 사람이고요.

많이 부딪혔어요. 같이 있으면 자꾸 싸우게 되는데 싸울때마다 이사람은 저에게 고함을 지르고 욕을 했어요.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었는데 아이때문에 참았어요.
처음엔 다들 이렇겠지. 맞춰가는 과정이겠지 생각하려고도 했고요.

결혼식 이주 앞두고 청첩장 다 돌렸는데 너랑 결혼 못하겠다며 그날 외박했어요.
싸운 이유는. 이사람은 옷을 아무데나 벗어놔요 속옷 양말 할거없이 거실 여기저기.
그날 애기 정기검진 있는날인데 마침 둘 다 쉬는 날이어서 병원에 함께 가기롷했던 날이었어요.


나가려고 준비하는데 이사람이 갑자기 너는 이런 걸 보면 치워줘야겠다는 생각이 안드냐고 묻더라고요.
쳐다보니 쇼파 한쪽에 벗어놓은 팬티랑 양말이 한가득이었어요.


저도 일을 하는 중이고 그때 임신 3개월때라 내 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들었던 때에요.
그걸 그렇게 벗어두는 게 문제 아니냐. 세탁기가 멀리 있는것도 아니고 두세걸음 가면 되는데(집이 좁아요) 그걸 거기다 쌓아놓는 사람이 잘못 아니냐. 제가 이랬고요.


이때부터 싸움이 시작됐어요. 여자답지 못하네 어쩌네가 이사람이 늘 하는 말들이고요. 그런거 안해주고요.
본인이 어지른거 내가 안치워준다고 그런식으로 말하는 게 짜증나서 저도 지지않았구요.


그러면 늘 그래요. 저는 여자답지 않다고요.
그말의 뜻은 자기 말에 고분고분 하지 않고 말대답한다는 거에요.

어찌어찌 병원을 가기로 하고 엘베를 탔는데 또 시비를 걸어요.
저도 짜증을 냈더니 너 오늘 병원가지말라고 집으로 들어오래요.


싫다고 당신이 나한테 무슨 짓을 할지 모르겠다 그랬어요.
그랬더니 성질내면서 머리를 후려치더라고요 (나중에 자기는 그걸 꿀발때린거라고 표현하데요. 손으로 후려쳤는데)
그길로 저는 병원을 갔고 집으 와보니 이사람이 없었어요.


외박하고 다음날 결혼 엎자고 하더군요.
저도 참기가 힘들어서 그러자고 했어요. 이런 결혼 생활 안해도 된다고.

근데 어찌어찌 화해가 되서 결혼식을 하게 됐어요.
그리고 지금 한달째에요. 아직 혼인신고 전입니다.
오늘은 이사람은 교대근무라 오늘이 쉬는 날이었고 저는 연차냈어요.


혼인신고 하러 같이 가기로 미리 약속됐었던 날이에요.
근데 아침에 준비하려는데 갑자기 혼인신고를 다음에 하자고 하더라고요.
이유를 물으니 어젯밤 꿈자리가 안좋았데요 피를 보는 꿈을 꿨다나.
저는 교회 다니는 사람이라 그런거 안 믿어요.


그래서 그냥 개꿈 아니겠냐 했더니 꿈 내용이 너무 심각해서 안되겠다 하더라고요.
그래서 알겠다고 했어요. 다음으로 미뤘어요. 더 고집 피우면 싸울 거 같았어요.

그리고 앉아서 두시간 정도 이런저런 얘기를 했어요.
근데 얘기를 하는 중에 자꾸 우리가 사랑없이 결혼한거에 대해 얘기를 해요.
이 사람은 이런 얘기를 너무 아무렇지 않게 얘기해요.


저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도 수시로 했어요.
저도 이사람 사랑하지 않아요. 어쩌면 아이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 결혼이기도 했고요.
그래도 그걸 입밖에 내지는 않아요. 상처가 될테니까.

근데 이사람은 서로 사랑하는 사람이랑 결혼했어야 하는데 어쩌고 하는 얘기를 자꾸 하더라고요.
자기가 내가 임신한 걸 알고 연락끊고 잠수타면 되는데 안그러고 결혼식까지 다 한걸 감사하게 생각하래요.
같이 만든 아인데 같이 책임지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요?


저랑 아이때문에 본인 인생을 희생하고 있는것처럼 얘기하기도 해요
(월수입은 제가 이사람보다 두배 넘게 많아요)

듣다듣다 짜증나서 그랬어요.
나랑 아이한테 희생하는 생각으로 여기 있지말고 본인 인생을 선택하는 마음으로 있으라고요.
나랑 아이는 당신 짐이 아니라고. 우리를 짐짝 취급하지 말라고 했어요.


우리 결혼생활을 다 부정하는 듯한 그런 말도 이제 하지 말라고요.
그러다가 계속 말싸움이 됐어요.


말싸움하다 성질이 났는지 마우스를 집어들더니 너 그러다 대가리 뿌서진다 이러더군요.
미친 년 개같은 년 욕도 들었네요.
생전 그런 쌍욕 들어본 적 없어요. 나한테 그런 쌍욕 하는 사람은 이세상에서 저사람이 유일해요.

그길로 집에서 나왔습니다.
밖에서 시간을 보내며 생각을 정리했어요.
이 결혼을 유지하는 게 맞는건지.


근데 자신이 없더라고요. 그런 욕지거리를 참고 들으면서 살만큼 저역시 저사람을 사랑하지 않아요. 의무감과 책임감이었어요.
자기 성질나면 보이는 그런 폭력적인 모습들도 끔찍해요.
지금 임신하고 있는 사람한테도 저럴 정도면 내가 아이를 낳고 임신을 하지 않은 상태가 되면 날 어떻게할까 생각하면 겁나요.

이 생활이 두려워요.
아빠없는 아이 만드는 게 아이한테 미안하지만 심각하게 이혼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이혼도 아니겠네요 혼인신고를 안했으니까.
그럼 저는 미혼모가 되는 거겠죠?

혼자 아이 키울 자신은 있어요.
아이 케어만 친정에서 도와주면 경제적으론 문제 없습니다.
같이 살면서 서로를 불행하게 만드느니 그냥 지금 정리하는 게 맞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빠없이 아이를 키운다는 게 어떤건지 몰라서 제가 철없는 생각을 하는 걸까요?
다들 이정도는 참으면서 결혼 생활 하시는데 제가 너무 생각이 짧은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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