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돌이 남편하고 산다는 것이 정말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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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남편하고 산다는 것이 정말 힘드네요

‥ 이혼사례

by 토파니 2021. 4. 20.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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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지난달까지 맞벌이였구요 돈은 각자 관리했어요.
물론 책임분야가 달랐지요.
남편은 적금과 공과금. 차할부금등을 담당했고
전 대출금이자와 생활비 보험등을 책임졌었죠.

결혼하기전 남편이 그랬어요. 생활비는 6:4정도로 부담하자고..
엄마한테 그얘기 했더니 노발대발 사위될사람 얼굴도 안본다고 했었어요.
남편 농담이라고 하더라구요. 걍 해본소리라고..

결혼하고 보니 걍 해본소리가 아니었어요. 진심이었더군요.

그런데 그럴수밖에 없었던게 남편 급여로는 생활이 안될뿐더러
부수입이 꽤 많았는데 유동적이고 통장으로 들어오는게 아니라서
관리가 어렵겠더라구요. 그래서 각자 관리를 하게 된거죠.

남편 첨에 이렇게 말했어요. 딱 3년만 이렇게 살자고..
그렇게 산지 지금 만2년이 넘었네요..

그리고 저랑 남편은 돈개념에 있어선 좀 많이 틀려요.

남편은 돈을 쓸때 이게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나를 따진대요.
가족끼리 식사할땐 돈 안아끼고 팍팍 쓰거든요.
그런데 생활비에선 유독 아까워하네요.
저도 제가 알뜰한편이 아니란건 인정해요.
그치만 짠돌이 남편과 살면서 저도 정말 많이 변했답니다.

첨엔 냉장주스만 샀는데 남편 저한테 사치스럽다고 했고
결국 냉장주스를 들었다놨다 10여분끝에 젤 싼 주스 사거나
쿨피스 삽니다.(물론 쿨피스는 맛있지만^^)
불가리스도 비싸다고 절대 못사오게 합니다.
제가 돈벌땐 변비에 좋다고 사주면 먹더니 이제 생활비 타쓰니
불가리스 필요없답니다.

제가 가끔 시장 봐온날이면 밥먹다 말고 냉장고문을 엽니다.
식탁에 앉아서 냉장고문을 열수 있거든요..
냉동실엔 얼려놓은 햄이 있었어요. 큰거라 오래 두고 먹으려고 얼려뒀죠.
그런데 제가 그날 도시락반찬 하려구 줄줄이비엔나를 사왔습니다.
남편의 잔소리 이어집니다. 햄 있는데 또 샀다고 정신차리라고..
줄줄이햄하고 그 햄은 분명 틀린건데..
밥맛 뚝 떨어지죠..

돈까스도 수량 세보고 젤 싼거..만두도 무조건 최고로 싼거..

국이 아주 조금만 남아도 그날 두세번 얘기합니다.
"버리지마 내일 먹게.." 누가 버린답니까? 또 좀 버리면 어때.
한사람 먹을 양도 안되는데..

바지도 세탁소에 못맡기게 합니다. 2천원씩 주고 맡기는거 너무
아깝다고 하길래 세탁기로 돌리면 망가진다고 해도 괜찮답니다.
싸구려바지 세탁비가 더 나오겠다면서 못맡기게 하죠.

저 만삭이라 얼마전 회사 퇴사했답니다.
안그래도 남편한테 생활비 타쓸생각에 갑갑했었죠.

저 퇴직금도 남편 사업자금으로 모두 줘버렸습니다.
남편 저한테 통장부터 가져오라고 하더군요.

그리곤 얘기합니다... 저한텐 돈을 주면 안된다구요..
저 사실 이런 짠돌이남편에 대비해 얼마전부터 돈을 조금씩
모으고 있긴 했답니다.

그래서 남편카드로 장볼때 영수증 두개 끊습니다.
생각해봐서 잔소리 안할 품목은 남편카드로 하고 잔소리할 품목은
제 비자금으로 삽니다..
이젠 페브리즈같은것도 못삽니다. 남편생각엔 없어도 산다는거죠.
눈치보여서 이젠 그런건 쇼핑품목에서 제외랍니다..

어쨌든 오늘도 시장을 봤답니다.
냉장고가 텅~볐어.. 그리고 복숭아가 너~무 먹고 싶거든. 사줘~!
결국 현금 받아서 장을 봐왔습니다.

금액에서 오버되지않으려고 최소한만 산다고 노력했죠.
동생하고 같이 장보는데 복숭아가 눈에 띄더군요.

사실 임출서 복숭아 먹었단 글보고 저도 먹고 싶었거든요~
근데 무쟈게 비쌌습니다. 걍 포기하고 내려놓는데
동생이 "사라~ 먹고싶다며. 임신했을때 먹어야지 언제먹어"
슈퍼 판매원도 부추깁니다. 임산부들 와서 마니 사간다고..
두개밖에 안들었는데 5천원..흐..손떨렸지만 어차피 복숭아
산다고 해서 돈도 받았으니 미친척하고 딱한번만 사자..해서 사왔죠.

저녁을 먹는데 남편이 장봤네? 하면서 냉장고문 또 엽니다.
복숭아 샀냐구 묻길래
"거기 있잖아. 정말 비싸더라..나두 놀랬어..포장만 크게 해놓구
너무 작아서.. 이제 싸질때까지 안사먹을거야"

밥상앞에서 남편의 잔소리는 다시 시작됩니다.
이걸 5천원주고 사냐 제정신이냐.. 사지말았어야지..
정신이 있냐 없냐..넌 니가 알뜰하다고 생각하냐..정말 한심하다
언제 정신차릴래..
저도 얘기했죠. 제발 먹을거 가지고 치사하게 그러지좀 말라고..

남편 말합니다.
넌 먹는것뿐만이 아니라 모든면에서 아낄줄 모르잖냐..
갑자기 서러움이 밀려와 엄청 울었습니다.

복숭아 5개 5천원이었다고 거짓말했음 이렇게까지 잔소리 안들을텐데..
아니 사지말았어야했는데.. 흐..그치만 정말 치사해..
애낳고 보자..나 애낳고 돈벌어서 나 사고싶은거 살꺼다..
하여튼 정말 서러웠어요. 내가 어쩌다가 이리 됐는지..

제생활 이제 안봐도 뻔하죠..?

내복도 하나밖에 없어서 하나 더 사야하는데 눈치봐서 요령껏
얘기해야겠지요.. 복대나 거들 사달라고 하면 필요없다고 하겠죠..
아..이런것도 내 비상금에서 사야하나..

이해하기 힘든건 전 남편이 티비 이리저리 트는것과 형광등 바로 껐다
켜는것, 또 물 틀어놓고 샤워하는게 아까워서 제가 잔소리하면 이런건
안아껴도 된다면서 저보고나 아끼라고 합니다.
서로 아까워하는 부분이 틀려서 그런걸까요?

저 정말 답답해요.. 앞으로 어떻게 맞춰서 살아야할까요..

어쨌든 먹을걸로 당한 오늘은 정말 서러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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